골프 접대 의혹 알려져 추천 취소
한동훈 “단 한명도 내 추천 없다”
호남 지역구 후보들 “순번 조정을”
비례 명단 ‘호남 홀대’ 불만 표출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9일 4·10 총선 비례대표 당선권에 배치됐던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의 공천을 취소했다. 비례 명단 발표와 ‘친윤(친윤석열) 핵심’ 이철규 의원의 공개 비판 하루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물밑에서 이뤄졌던 친윤계와 친한(친한동훈)계의 신경전이 ‘이종섭·황상무 사태’와 비례 순번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여권 내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
이 전 서기관의 공천 취소로 사실상 비례 순번 재조정이 시작된 가운데 친윤계와 친한계는 ‘사천(私薦) 논란’을 두고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친윤 핵심 의원은 이날 “당이 1인 지배 정당이고 제왕적 대표가 아니지 않나”라며 “(비례 명단에) 들어가야 할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 들어간 것을 공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 이후 “지역구 254명과 비례 명단 중 단 한 명이라도 내가 추천한 사람이 없다”면서 “(자신들이) 추천하는 사람이 안 됐다고 해서 그걸 사천이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이상한 프레임 씌우기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이 의원을 겨냥한 ‘사천 프레임’ 발언에 이 의원은 이날 공관위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누가 사천이라고 했느냐”고 반박했다. 또 그는 ‘대통령실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는 기자들의 말에는 “제가 하수인이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민의미래 유일준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미래 당사에서 제22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순번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종학 공관위원, 유 공관위원장, 전혜진 공관위원. 뉴시스 |
다만 비례 명단 발표 이후 여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호남 홀대론’은 이 의원의 지적에 힘을 싣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호남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들은 비례 순번 재조정이 없다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당선권 밖인 24번을 받은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은 후보직을 사퇴했다. 당선권 안 호남 인사는 강선영 전 육군 항공작전사령관(5번)과 인 전 혁신위원장(8번)뿐이다.
국민의힘 조배숙 전라북도당 위원장은 이날 국회를 찾아 “비례 명단에 전북 인사가 한 명도 포함 안 된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라며 “현장에서 고생한 분들에 대한 당의 배려가 없다는 것이 호남 보수 입장에서는 불공평하게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저희가 비상대책위원회에 박은식·김경율·한지아 등 호남 출신의 유능한 사람을 많이 기용했다”며 “비례 명단에도 호남 출신 인사들이 상당히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